문화콘텐츠 Asia No.1을 꿈꾸는 이야기

대학가는 지금 예비수강신청 기간이다. 요즘은 소속 학과 또는 전공의 교육과정 외에 다양한 교육과정이 있어서 자신의 관심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려면 공을 들여야 한다. 작년에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동서대·동아대 연합대학은 이번 학기부터 4개의 모듈기반 연합전공을 운영한다. 수소에너지, 전력반도체, 첨단콘텐츠, 융합디자인이 그것이다.

교육환경과 교육과정 운영에서 강점이 있는 대학이 주관을 맡는 방식인데, 오래 전부터 문화콘텐츠 특성화에 주력해 온 동서대가 첨단콘텐츠전공과 융합디자인전공의 주관대학이다. 각 연합전공은 해당 전략산업의 분야와 연계된 과목군을 두어 인재양성의 목표를 뚜렷이 하고 있는데 이를 모듈이라고 한다.

첨단콘텐츠전공은 ▲AI콘텐츠, ▲XR/실감형콘텐츠, ▲서사창작, ▲엔터테인먼트 엔지니어링의 4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과정은 Field교과목을 통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산업전문가의 교육을 통해 심화시키도록 설계되었다. AI콘텐츠 모듈에서는 VFX(디지털기법) 회사의 슈퍼바이저를 교수로 초빙해 실제 제작중인 영화,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시리즈 등의 컴퓨터그래픽작업을 수행하고 참여학생을 종영자막에 올리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사창작 모듈은 Community BIFF(부산국제영화제 내 공식 프로그램)의 집행위원장과 실제 드라마 제작사의 대표, 프로듀서 등을 교수로 초빙해 학생들의 최종 결과물을 실제 작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XR/실감형콘텐츠모듈의 황수연교수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 드라마 <원경>의 편집자로도 참여했는데, “저뿐만 아니라 칸 국제영화제 출품작 <다음 소희>의 사운드믹싱을 담당한 사운드 아티스트, 후지필름이 선정한 전 세계 15인의 사진가 중 한 명인 대한민국 대표 이미지 아티스트도 교수진에 포함될 것이다. 이렇게 부산경남권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실력있는 전문가를 JA교원(산학겸직, Job Appointment)으로 초빙하여 실무형 기술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고 강좌개설 포부를 밝혔다.

융합디자인전공은 ▲AI-UX디자인 ▲AI디자인창업 ▲미래라이프스타일디자인 ▲무대의상디자인과기술의 4개 모듈로 이루어져 있다. AI-UX디자인 모듈은 AI기술과 UX디자인의 융합을 선도하는 디자이너들을 교수진으로 초빙하여 데이터 최적화, 인터랙션 디자인, AI기반 프로토타이핑 등 핵심기술을 가르친다. 이를 바탕으로 AI기반 미래형 UX서비스 설계와 부산지역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미래라이프디자인모듈은 교수로 모신 산업전문가 교수와의 현장형 프로젝트 수업으로 AI테크놀로지와 미디어 활용을 통한 문화공감력이 균형을 이루는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무대의상디자인과기술모듈에서는 복면가왕의 가면과 의상디자인을 디렉팅한 디자이너를 초빙하고 부산패션비즈센터와의 융합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반영한 혁신적 무대의상디자인 기획을 가르칠 작정이다.

부산의 대표 빛축제인 ‘광복로트리축제’ 디자인총괄을 역임한 미래라이프스타일디자인모듈의 김수화교수는 지산학연계 프로젝트와 수업으로 ‘구포맥주 시즌1,2,3’과 부산관광브랜드 ‘셀러브리;’ 시리즈를 디자인해 성공적인 지역문화콘텐츠를 만들어 왔다. 김교수는 “AI와 뉴미디어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춘 디자인 수요에 창의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독창적인 융합디자인 교육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독창적 달란트를 기반으로 AI 활용능력과 전뇌적 사고력을 길러 미래 세상에 대한 디자인을 창의적으로 제안하는 흥미진진한 수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콘텐츠는 지식기술융합 분야다. 이 대목에서 공교롭게 동서대학교의 교명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동서대학교의 동서(東西)는 동양의 정신(道)과 서양의 기술(機)을 뜻하는 동도서기(東道西機)에서 따왔다. 어찌보면 문화콘텐츠는 그 교명에 가장 걸맞는 분야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지역대학이라는 글로컬대학30 취지에도 부합한다.

문화콘텐츠로 지역의 산업을 살리겠다는 명분은 받아들여졌고 이제는 실행만이 남았다. 전략산업을 선도하고 활성화시킬 인재는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선 기술만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것에 우리 것을 깃들게 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 이것이 글로컬대학을 통해 문화콘텐츠 Asia No.1을 달성하고자 하는 동서대학교의 비원(悲願)이다.